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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일기/trend

싸이월드3.0 - 좋은 사람이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

by 액션신 신일석 2008. 2. 29.

싸이월드가 SK에 인수되기 전의 비하인드를 였볼수 있지만, 이 글에서 중요한건 3.0으로의 과정에서 보여준 기업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서비스를 좋은 회사가 만들고 좋은 회사는 좋은 사람들이 만드니까요.




싸이월드 2.0의 실패
 

오해가 있을까봐 미리 밝혀두는데, C2는 싸이월드 2 일지는 몰라도 싸이월드 2.0은 아니다.


싸이월드 2.0은 2000년 하반기에 개편했던 싸이월드의 버전을 뜻한다. 두가지가 헷갈리지 않았으면 한다.



싸이월드 2.0를 둘러싼 당시 회사내외적 상황은 사실 좋지 않았다.


내적으로는 조그만한 회사내의 온갖 정치 싸움. 능력있는 사람은 밀어내고 말많은 사람이 요직을 차지. 경영진의 미숙함.


외적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던 다른 스타트업 기업들의 약진(대표적으로 프리챌)과 상대적 뒤쳐짐으로 인한 조급함.


이런 상황에서 포탈 비스무리하게 만들어보고자 시작했던 싸이월드 2.0의 실패는 예견된것이었는지 모른다. 거기에 주요 하위 서비스 단위로 소위 셀구조로 나누어 진행된 개편은 서로 다른 셀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어렵게 만들었고, 성숙되지 않은 개발 능력으로 발생하는 문제도 많았다. SI식 개발프로세스 도입한다고, 비싼 BPWin 사서 문서 한번 만들고 다시는 쳐다보지 않은것은 그나마 약과였다.


여기서는 싸이월드 2.0의 실패 원인을 밝히는게 주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이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넘어가겠다. 다만 어쨌은 싸이월드 2.0은 진행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지 않았고, 회원의 이탈과 내부 인력의 사기 저하로 이어졌었다.



그리고 싸이월드 3.0



싸이월드 2.0 이후 회사는 2.0 을 기반으로 SI를 하는 부서와 기존 싸이월드를 유지 보수하면서 다시 살려보는 일을 맡은 부서로 나뉘었다. 싸이월드 서비스와 담당 부서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고, 회사의 높은 사람들이 별로 간섭을 하지 않게 변해 버렸다. 그리고 거기서 부터 회생의 희망이 빛나기 시작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주변의 태클을 받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의 역량을 결집해서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만드는것. 생각해보면 성공한 서비스의 시작은 대부분 이것과 비슷하지 않은가 싶다.



어쨌든 싸이월드의 컨셉을 다시 잡는 것부터 시작했다. 싸이월드가 초창기 부터 가지고 있던 인맥이란 개념은 버릴 수 없는것이었고 이걸 어떻게 서비스로 구현하느냐. 소위 X Team 이라고 구성해서 밤늦겠가지 회의를 했던 생각이 난다. 근데 돌이켜 보면 나를 비롯한 3명의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주로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내놓는 정도였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린건 항상 람이었던것 같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기획을 할때 2.0을 반면교사 삼아 소위 민주적(-_-;) 기획 방식은 배제되고 컨셉으로 부터 내려오는 Top-Down 식으로 기획안이 나왔다.


옆길로 새지만 여기서 민주적 기획 방식이란 A 기획자가 '이런 기능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B 기획자가 '이런거 해보면 좋을것 같네요' 하는걸 다 붙여다가 만든 기획을 말한다. 이를테면 중구난방?



그 시간에 개발팀은 기존의 ASP 개발 노하우에 컨설팅 받으면서 얻은 정보를 모아서 가능한 효율적인 개발 표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짬을 내서(주로 토,일요일에) 나는 클럽 게시판을 데이터만 빼고 정렬,페이징,쓰레드 생성 방식을 모두 바꿔 버렸다. 결국 개발팀은 2.0때 문제가 됐다고 생각한 부분을 세부적인 코드부터 개발 방식까지 모두 뜯어고쳐서 실용적으로 바꿔버렸다.



일반적으로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는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앙숙인 관계인 경우가 많지만, 싸이월드 3.0을 만들때는 (그리고 그 이후로 계속) 사이가 매우 좋았다.


첫번째 이유는 서로의 실력에 대한 신뢰였다. 제대로 된 결과물을 줄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실제로 각 부서가 내놓는 결과물은 그런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줬다.


두번째로는 각 부서간 사내 연애 때문이었다. -_-; 개발자인 나랑 기획팀장인 람이 이 당시에 남들 몰래 연애를 막 시작했었고, 또 다른 개발자는 디자이너랑. 그 외에도 알게 모르게 사내 연애가 활발했었다. 그러니 설령 따질게 있어 가더라도 조용히 '저.. 이게 빠진것 같은데요.' 이러고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세번째로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몰래 연애중이니 대놓고 기획팀 방에 들어갈수는 없고. 뭐든 의문점이 생기면 그걸 핑계삼아 얼굴 보러 한번씩 들렀으니.. 진행 상황 공유부터 미비한 점에 대한 보완 등등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암튼 이렇게 해서 만든 첫 결과물인 새로와진 싸이월드 클럽은 참가한 사람들 모두가 만족하는 서비스였다. 이후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싸이월드 3.0에는 미니홈피와 도토리가 추가됐고, 그 뒤에 SK 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가 되었다.


미니홈피 이후에 싸이월드 성공의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싸이월드의 성공의 배경에 처절한 실패의 경험과 실패를 딛고 일어선 부활의 이야기가 있음을 아는 사람은 얼마 없을것이다. 


출처 : http://blog.naver.com/kielhong/60048417196
작성자 키엘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껴집니다. 키엘님의 글에 감사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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